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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수차에 대해서 (부제: ED 렌즈를 사용하는 이유)

by suschoi 2024. 9. 26.

포로(porro)형 쌍안경에서 ED 렌즈 적용을 안하는 이유에 대해서 올리신 질문 글을 보고 몇가지 썰을 풀어 봅니다.

* 써스최는 광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글에 오류가 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고수분들께서는 제 글에서 오류를 발견하시면 조금도 괘념치 마시고 지적해 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색수차, chromatic aberration,  ?


 파장에 따른 굴절률의 차이에 의해 생기는 수차이다. 긴 파장의 빛일수록 렌즈를 통과한 뒤에 다른 빛보다 초점이 렌즈에서 먼 쪽으로 맺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광학기기에 사용하는 렌즈를 만들 때에는 이를 보정하기 위해 여러 개의 렌즈를 결합한다.
-> 두산백과사전

뭔가 알 듯 모를 듯 합니다. 먼저 설명에 필요한 정의부터...

파장 : 전자파에서 골과 마루의 한 주기 길이 (파의 길이)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빛도 전자파이기 때문에 파장으로 표현합니다.
nm는 1m를 1,000,000,000로 나눈 거리이며 nm와 더불어 um(1um=1,000nm)도 많이 사용합니다. 대략 보라색은 400nm 쪽에, 붉은색은 700nm 대역 쪽에,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A4 복사 용지 두께가 100um (0.1mm) 이고 머리카락 두께가 제 것은 70um (0.07mm) 정도 됩니다. ^^
굴절률 : 빛이 진행하면서 다른 매질을 만났을 때 얼마나 꺽이는 지(굴절)를 나타내는 척도로 이해 하시면 됩니다. 굴절율이 크면 빛이 많이 휩니다.
수차(收差) : 수차라는 한자를 우리말로 풀어 보면 '거둘 수, 다를 차' 입니다. 수차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aberration'은 '수차'의 뜻 말고 '일탈'이라는 의미가 있군요. 간략히 말씀드리면 수차는 완벽한 렌즈에서 벗어나는 뭔가 다른 것, 일탈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결점입니다. 색수차는 그 결점이 색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 하시면 됩니다. 구면수차는 렌즈가 구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점.... 실제 색수차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쌍안경이나 망원경등의 광학 기기를 가지고 관찰하거나, 또는 사진기 (사진렌즈)로 찍은 사진을 볼때, 대상의 경계선에 필요 없는 색들이 번져 보이는 현상으로 나타 납니다.

그럼, 단어 뜻은 확인 했으니 이제 사전에 설명된 말뜻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파장에 따른 굴절률의 차이에 의해 생기는 수차이다.'
색수차가 생기는 원인이 '굴절률이 파장에 따라서 다른 값을 갖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파장 용어 설명에서 잠깐 언급 했듯이 보라색은 400nm, 붉은색은 700nm로 말씀드렸는데요. 이 두 가지 색상이 렌즈를 지나면서 그 휘는 정도 (굴절률)가 서로 다르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긴 파장의 빛일수록 렌즈를 통과한 뒤에 다른 빛보다 초점이 렌즈에서 먼 쪽으로 맺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휘는 정도가 다른데 어떻게 다르냐? 통상의 렌즈 재질(유리)은 파장이 길어질 수록 (붉은색쪽) 굴절률이 작아 파장이 짧은 보라색쪽 빛 보다 적게 휜다는 의미입니다. 붉은색은 적게 휘니 더 멀리 도달하겠지요. 그래서 초점이 파란색보다 뒤쪽에서 맺힌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렌즈 하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위의 현상 때문에 색수차를 없앨 수가 없습니다.

빛이 유리를 통과 할때 색깔에 따라 굴절이 다르게 되는 것을 분산이라고 하며 색깔(파장)에 따른 굴절 차이가 적게 발생하면 저분산이라고 합니다. 이런 저 분산 재질에는 ED (Extra low dispersion, Abbe 수 80~85 사이), SD (Super low dispersion, abbe 수 90 이상), Fluorite (형석, CaF2, Abbe 수 95.4) 등이 있습니다. Abbe 수라고 하는 수치는 분산 특성을 나타 내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 수록 분산은 작은 특성을 보입니다. Abbe 수가 높은 저분산 재질을 사용할 수록 색수차는 적게 나타 나게 되겠지요. (색수차 제거를 위해 저분산 재질을 사용하는 이유) 이런 저분산 재질은 물러서 흠집이 쉽게 발생하여 가공이 어렵다고 합니다. 제작이 어렵다는 것은 비싸진다는 말과 동의어입니다.
*첨부 자료는 유리 공급사의 재질 목록입니다. Abbe 수를 확인 하시면 공급사별 저분산 유리가 어떤게 있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아래 그림은 BK7 이라는 유리 재질의 굴절률 vs 파장의 상관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400nm 대역 (보라색)에서 700nm 대역 (붉은색)으로 파장이 증가하면 굴절률은 1.52x에서 1.51x로 줄어 들게 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렌즈 재질(유리)들은 이런 식의 특성을 나타 냅니다.

<그림1>
http://refractiveindex.info/?shelf=glass&book=SCHOTT-BK&page=N-BK7

 

굴절률은 렌즈가 빛을 얼마나 잘 휘게 할 수 (굴절 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척도 라고 했기 때문에 위의 그래프 결과에 따라서, 만약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게 되면 굴절률이 낮은 장파장 700nm 붉은색 빛이 덜 꺽이게 되고 400nm 보라색 빛은 그 반대가 됩니다.

 

 

<그림2>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9634&cid=40942&categoryId=32238

 

 최종적으로 렌즈에서 색수차는 아래 그림처럼 나타 납니다.
왼쪽에서 출발한 빛이 볼록 렌즈의 첫번째 면에 맞고 프리즘처럼 색상별로 분리 되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렌즈 면에서는 색상별로 꺽임의 차이가 훨씬 심해 집니다. 그 결과로 렌즈를 통과해서는 색상별로 초점 맺히는 거리가 모두 제 각각이 됩니다.
노랑의 d선_587.5618nm이 대표 파장으로 초점거리의 기준이 되며 600nm를 기준 초점이라고 하면, 400nm의 보라색 빛은 굴절률이 크기 때문에 렌즈를 통과하면서 많이 꺽여 렌즈쪽에 가깝게 초점이 맺힙니다. 반대로 700nm의 붉은색 빛은 멀리 초점이 맺힙니다.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을 하던 사진을 찍던 초점은 고정 되기 때문에 노란색을 기준 초점으로 보면 앞뒤의 보라색과 붉은색은 초점이 맞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퍼져 보이게 되는 겁니다.

<그림3>
http://physica.gsnu.ac.kr/phtml/optics/geometric/aberration/aberration4.html
-> 물리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위 사이트 꼭 기억하세요.

 

일단, 여기까지가 색수차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 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색지움 렌즈 1 - 아크로매틱_achromatic
위에 언급한 색수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당연스럽게 개발 되었겠지요.
볼록렌즈를 거치면서 색상별로 초점거리가 달라 진 것을 오목 렌즈를 볼록렌즈 뒤에 하나 더 사용해서 색상별 초점거리를 역보정 하는 방식으로 접근 하게 되었습니다. 붉은색과 파란색 두파장에 대해서 초점을 같게 색수차를 보정한 렌즈를 아크로매틱 렌즈 라고 합니다. 그리고, 볼록렌즈 + 오목렌즈 순서로 구성이 되어 있으면 형식적인 구분으로는 프라운호퍼 (Fraunhofer) 방식이라고 하구요. 볼록렌즈에는 굴절율이 작고 abbe 수가 큰 (크라운 유리)를 오목렌즈에는 그 반대인 플린트 유리를 사용합니다.

 

<그림4>
http://physica.gsnu.ac.kr/phtml/optics/geometric/aberration/aberration4.html

 

 

아래는 여러가지 색지움 렌즈의 형태입니다.

<그림5>
사진렌즈, 김성호 지음, 전파과학사

 


색지움 렌즈 2 -  (아포크로매틱_apochromatic)
안시목적으로 아크로매틱 렌즈를 가지고 대구경 광학계를 설계하다보면 100mm 직경의 렌즈는 f/10, 200mm 직경의 렌즈는 f/20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100mm 직경에 f/10이면 초점거리가 1m가 되어 운용이 불편해 집니다.). 그 정도 f 수가 되어야 렌즈 직경 확대로 증가 되는 분해능을 색수차가 발생하여 상의 품질을 저하 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두운 광학계가 되고 절대적으로 색수차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고안 되었습니다.
아포크로매틱의 사전상 정의는, 아크로매틱의 붉은색과 파란색 두파장에 대한 동일 초점거리에 덧붙여 가운데에 위치한 노란색 파장까지 동일 초점이 되도록 설계된 색지움 렌즈를 말합니다. 사실 렌즈 매수는 통상 아포라면 3매 구성이 정석이나 저분산 렌즈 재질의 발달로 2매 구성도 가능해 졌습니다. 2매 구성의 경우 아크로매틱렌즈에서 저분산 재질 (ED, SD, 형석)로 렌즈를 만들어 구현이 되는 것이죠.  물론 더 나은 성능을 위해 3매 구성에서도 저분산 재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림6>
사진렌즈, 김성호 지음, 전파과학사

 

APO(apochromatic) 는 색수차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학술적인 용어 입니다. 광학계 설계에서 ED, SD, 형석을 사용 하면 그 만큼 좋을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만  1)그 재질을 사용해서 2) 좋은 설계를 바탕으로 3) 정확한 가공/조립이 된 경우라야 의미가 있게 되겠지요. 결론적으로, 사용하는 최종 제품에서 색수차가 없는게 중요하지 마케팅 수사로서의 저분산 렌즈 사용 유무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 가시는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믿을 만한 메이커라면 이름값/비용 지불한 만큼의 성능을 따라 가겠지요. 광학계를 평가 하는 항목은 색수차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기 편하고 손에 잘 맞는 제품을 찾는게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 아래는 독일 Schott (쇼트) 사의 유리 도표입니다. 왼쪽 아래로 갈수록 굴절율이 낮고 abbe 수 (Vd)가 높아지는 크라운 유리 (crown, 독일어로는 K로 시작)로 제일 왼쪽 아래가 그 '형석_Fluorite_CaF2' (Vd=95.4) 입니다. 

 

 

<그림7>
http://www.edmundoptics.co.kr/images/technical_library/article329_figure1_large.gif

 

두서 없이 적어서 이해가 잘 되실 지 모르겠습니다.